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심박은 쉬운데 혈관 탄성도는 왜 어려운가 — SIGRING 신호 분석 비하인드 — 시그넘헬스 건강 블로그
SIGNUM LABS2026.05.279분

심박은 쉬운데 혈관 탄성도는 왜 어려운가 — SIGRING 신호 분석 비하인드

심박수 측정은 비교적 단순한 일입니다. 1분 동안 맥파에서 정점이 몇 번 나오는지 세면 끝입니다. 그런데 "혈관이 얼마나 부드러운가"를 의미하는 혈관 탄성도(vascular elasticity)는 같은 맥파 데이터에서 나오는 정보임에도 측정이 훨씬 어렵습니다. 이 글은 SIGRING 알고리즘 팀이 손가락 PPG에서 혈관 신호를 뽑아내기 위해 거친 시행착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

맥파 한 박자 안에 숨어 있는 정보들

맥파(pulse wave)는 단순한 산이 아니라 두 개의 봉우리가 겹쳐 있는 모양입니다. 첫 번째 봉우리는 심장에서 출발한 혈액이 손가락에 도달했을 때 만들어지고, 두 번째 작은 봉우리는 그 혈액이 말초혈관에서 반사되어 돌아오는 흐름이 만든 것입니다.

이 두 봉우리 사이의 시간 간격, 두 번째 봉우리의 크기 비율, 두 봉우리 사이 골짜기의 깊이 같은 미세한 특징들이 모두 혈관의 부드러운 정도를 알려주는 단서입니다. 혈관이 부드러울수록 반사파가 늦고 작게 돌아오고, 혈관이 경직될수록 반사파가 빠르고 또렷하게 나타납니다.

첫 번째 문제: 사람마다 너무 다르다

심박수는 누구든 분당 40~180 사이라는 범위가 있고, 그 사이에서 정점만 세면 됩니다. 하지만 맥파의 두 봉우리 비율은 사람마다 너무 달랐습니다. 같은 30대 건강한 남성 30명을 측정해도, 두 봉우리 간격이 가장 짧은 사람과 가장 긴 사람의 차이가 거의 2배에 가까웠습니다.

이 차이가 "혈관 건강이 좋아서"인지 "손가락 두께가 다르거나 측정 환경이 달라서"인지 분간이 어려웠습니다. 그래서 첫 6개월 동안은 "같은 사람의 시간에 따른 변화"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접근 방향을 바꿨습니다. 절대값이 아닌 본인의 추세가 의미 있는 지표라는 결론에 도달한 시점입니다.

두 번째 문제: 노이즈와 진짜 신호를 구분하기

사용자가 가만히 누워 측정하는 상황에서도 맥파에는 호흡, 손가락 미세 움직임, 체온 변화로 인한 변동이 섞여 있습니다. 우리가 보고 싶은 "심장 박동에 의한 변화"는 약 1Hz 근처(분당 60회) 주파수에 모여 있고, 호흡은 0.2 Hz 손가락 떨림은 12Hz 근처입니다.

그래서 신호처리의 첫 단계는 주파수 영역에서 우리가 보고 싶은 대역만 골라내는 일이었습니다. FFT(고속 푸리에 변환)와 IIR 필터를 조합해 0.5~5Hz 대역만 통과시키고, 그 위·아래 대역은 노이즈로 처리했습니다. 그런데 너무 강한 필터를 쓰면 맥파의 미세한 두 번째 봉우리 정보가 함께 사라졌고, 너무 약하게 쓰면 노이즈가 그대로 남았습니다. 균형점을 찾는 데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.

세 번째 문제: 한 번 보고는 못 믿는다

사용자가 일상에서 측정하는 데이터는 한 번에 30초 약 20~30 개의 맥파 모양이 모두 깨끗하지는 않습니다. 어떤 박자는 미세하게 흔들리고, 어떤 박자는 호흡의 영향으로 진폭이 다릅니다.

그래서 우리는 한 번의 측정에서 "가장 깨끗한 박자 10~20개"만 골라서 그 평균 모양을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. 30개의 박자 모양을 클러스터링해서 가장 큰 군집에 속하는 박자들만 사용하는 알고리즘입니다. 이 과정 하나로 같은 사람의 같은 날 측정 일관성이 약 35% 정도 올라갔습니다.

네 번째 문제: 진짜 변화는 며칠에 걸쳐 나타난다

혈관 탄성도는 12일 사이에 의미있게 변하지 않습니다. 의미 있는 변화는 보통 4~6주 단위로 누적됩니다.

그래서 알고리즘의 마지막 층은 "하루 단위의 값"이 아니라 "7일·14일·28일 이동 평균"을 보여주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. 사용자가 "어제 값이 좀 이상해"라며 흔들리지 않고, 본인의 진짜 추세에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.

시그넘헬스가 주목하는 점

저희는 SIGRING이 "의료기기"가 아닌 일상 웰니스 기기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.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건 진단이 아니라 본인의 추세입니다. 그 추세에서 변화 시점을 본인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것, 그것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도구의 핵심이었습니다.

맥파 한 박자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, 우리 몸이 매 순간 얼마나 정교하게 일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. 오늘 저녁에는 혈관이 쉬지않고 움직이는 것처럼 가벼운 산책 30분을 해보는것을 어떨까요?

참고 자료

1. Elgendi M. "On the analysis of fingertip photoplethysmogram signals" — Current Cardiology Reviews (2012) 2. Allen J. "Photoplethysmography and its application in clinical physiological measurement" — Physiological Measurement (2007) 3. SIGRING AI Solution 페이지

태그: 혈관탄성도, 혈관건강, PPG, 신호처리, AI건강분석, 시그링, 시그넘헬스, 비하인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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